Saturday, July 12, 2014

수백년 동안 마법이 풀리지 않는 도시, 프라하

중세의 아름다운 건축물과 빼어난 자연풍광을 간직하고 있는 체코의 프라하. 프라하를 가로질러 흐르는 블타바 강변의 레텐스케 공원 언덕 위에서 카를교 부근을 내려다봤다. 가을날 오후 햇살이 비껴든 블타바 강변의 풍경이 요즘 이렇다. 프라하가 한해 중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 바로 지금이다.


중세의 신비를 간직한 마법 같은 도시. 그곳이 바로 체코의 프라하입니다. ‘2주 동안 주어진 휴가의 마지막날’이라고 했습니다. 프라하 복판을 흘러내리는 블타바강을 내려다보는 레텐스케 공원의 언덕에서 만난 포르투갈 리스본의 바클레이스 은행 직원 레노 루스(36). 저물녘의 프라하 풍경을 카메라로 담고 있던 그는 프라하를 두고 “내가 가본 곳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했습니다.

석양이 비껴드는 만추의 프라하 풍경을 바라보다 그는 거의 울 뻔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튿날이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는 “휴가 일정의 마지막 목적지를 프라하로 택한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고 했습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누군들 가을이 물들고 있는 이 언덕에서 그런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블타바 강변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불빛이 하나 둘 켜질 무렵 ‘언제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그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습니다.



# 수백년 동안 마법이 풀리지 않는 도시, 프라하

‘마법의 도시’. 체코의 프라하를 이렇게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16세기 체코 땅을 다스리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루돌프 2세. 그는 평생을 연금술에 몰두했다. 구리를 금으로 만들겠다는 부질없는 욕망으로 세계 곳곳의 연금술사와 마법사들을 프라하로 끌어모았다. 중세의 프라하는 검은 망토를 입은 마법사들이 그림자처럼 오가던 도시였다. 연금술의 실패는 묻지 않아도 알 일이고 주술과 마법도 일찌감치 폐기됐다. 서양에서 연금술이란 어떤 물질로 금을 만들어내는 행위를 뜻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도를 통해 죄지은 인간을 완전무결한 인간으로 바꿔놓는다는 중의적인 의미도 있었다. 

그렇다면 프라하는 아직 여전히 ‘마법의 도시’다. 마법사들의 주술과 마법은 사라졌지만, 연금술은 프라하에 아직도 살아있다. 수많은 전설과 웅장한 중세 건축물 그리고 몽환적인 이미지까지 더해져 프라하를 찾아온 여행자들에게 완전무결한 풍경을 보여주니 말이다. 

경관이 빼어난 이름난 곳들은 말할 것도 없고, 사각의 돌을 촘촘히 박아 포장한 뒷골목이나 호박색 맥주를 내오는 떠들썩한 선술집에서도 이런 마법의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단언컨대 이 도시는 건조하게 서걱거리는 무뚝뚝한 이의 감성조차 스펀지처럼 촉촉하게 적신다.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의 속도는 체코가 우리나라보다 좀 빠르다. 이즈음 프라하는 만추로 접어들었다. 프라하의 복판을 흘러내리는 블타바 강변의 활엽수들은 선명한 색조로 물들었다. 중세도시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만으로도 매혹적인 도시에 짙은 색감의 단풍까지 더해졌으니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누구에게든 일생에 단 한 번 체코의 프라하를 방문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계절은 가을이 돼야 마땅하리라. 

프라하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의 온천 휴양도시 카를로비 바리. 온천수가 흐르는 물길 주위로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들어서 마치 동화 속의 풍경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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